한국 사회의 청년 고용시장과 노동구조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뚜렷한 변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실업률 및 고용 참여율, ‘원격·유연근무’ 확산, 그리고 한국 노동시장이 오랫동안 지녀 온 이중구조(regular vs non-regular, 대기업 vs 중소기업)가 서로 맞물려 복합적인 도전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크게 세 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청년 고용시장 변화
우선 청년(15~24세 또는 15~29세) 고용 여건을 보면, 겉으로 보이는 실업률 수치만으로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15~24세 청년 실업률은 약 5.9%로 2023년 5.41%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실업률이 낮다는 것이 반드시 고용 질이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교육 참가, 구직 단념, 비경제활동상태(NEET) 등이 함께 고려돼야 합니다. 예컨대 OECD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청년 고용률(15~29세)은 2021년 기준 약 44.2%로 OECD 평균보다 약 9 %포인트 낮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장기 실업 위험이 청년층에서 커지고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예컨e라 2023년 기준 4개월 이상 장기 구직 상태에 있는 15~29세 청년이 약 6.9만 명에 달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이처럼 청년층은 전통적인 ‘고용시장 진입’에서 벗어나, 고용 참여 자체가 낮거나, 불안정한 형태의 고용에 머무르거나, 구직을 단념하는 상태에 빠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로는 개인의 경력에도 불리하게 작용하며 경제 전체적으로도 성장잠재력 저하나 사회통합 약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2. 고용유연화 정책 및 원격근무 확산
다음으로 고용유연화와 원격근무의 확산 여부를 살펴보면, 한국은 아직 선진국 대비 다소 뒤쳐진 편입니다. 최근 조사에서 한국 근로자 중 유연근무 또는 재택근무 가능성이 있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컨대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원격근무 가능 평균은 주당 약 0.5일로, 미국(1.6일)·영국(1.8일) 등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또한 한 언론 보도에선 “한국 임금근로자 가운데 약 15%만이 유연근무제도를 갖춘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도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기업 문화, 직장 내 감독 및 대면 중심 관행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조직과 개인 모두 유연근무 도입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반면 고용 유연화를 둘러싼 정부 및 기업 차원의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예컨대 노동시장 규제를 완화하고 정규직 보호 조치를 재설계하며 비정규직·고용유연성·사회안전망(‘flexicurity’) 간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고용유연화 및 원격근무 확산은 청년층에게도 중요한 기회이자 과제입니다. 예컨대 위치·시간의 제약이 줄어드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비정규 형태·저임금화·고용불안 증가 등의 리스크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제도 설계가 중요합니다.
3.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한국 노동시장의 대표적인 구조적 문제는 ‘이중구조(dual labour market)’입니다. 즉, 정규직·대기업 중심의 노동시장과 비정규직·중소기업·하청업체 중심의 노동시장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정규직(regular) 근로자와 비정규직(non-regular) 근로자의 임금·복리후생·고용안정성에는 큰 격차가 존재하고, 중소기업 근로자 대비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복지 수준이 현저히 높습니다. 이러한 격차는 청년들이 ‘좋은 기업·정규직’에 입사하기 위해 과잉 경쟁하는 구조를 낳고 있으며, 그 결과 많은 청년이 처음부터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에서 시작하거나, 자리 잡기 전에 이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정규직 보호가 강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해고 등의 비용이 크기 때문에 고용에 신중해지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청년이 비정규·초단기 계약 상태에서 경력을 시작하고 ‘정규직 전환’이 쉽지 않은 노동시장 진입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삶의 안정성·미래 설계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청년 고용률 개선의 걸림돌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OECD는 한국의 청년 고용률이 낮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제품시장 이중구조 포함)를 꼽고 있습니다.
4. 종합 및 시사점
종합해 보면, 한국의 청년 고용시장은 양적인 지표(실업률 등) 만큼이나 질적 측면(고용 형태, 경력 누적, 미래 설계 가능성 등)의 변화가 중요해졌습니다. 나아가 고용 유연화·원격근무 등의 제도 변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청년층에게 여전히 큰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청년 고용시장에 대한 대응 과제를 몇 가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경력 누적 가능 일자리 확대: 청년이 단기 비정규직 후유증 없이 경력을 착실히 쌓을 수 있는 플랫폼·제도가 필요합니다. 예컨대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청년용 인턴십·전환형 채용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에서의 정규직 전환 경로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 고용유연화 + 안정성의 균형 설계: 원격근무·유연근무의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이를 단순히 유연화만으로 접근하면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는 ‘쉬운 해고·낮은 복리후생’ 상태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연성과 안정성을 함께 담보하는 ‘flexicurity(유연성과 보장성)’ 설계가 필요합니다.
- 교육·직업훈련·매칭 개선: 청년들이 교육을 받고도 노동시장에서 요구하는 역량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대학 진학 → 대기업 정규직’이라는 경로의 경쟁이 과열된 만큼, 직업계고·마이스터고, 산업현장 연계형 학습훈련제도 등을 확대해 실무형 인재 양성도 강화해야 합니다.
- 노동시장 격차 완화 정책 강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입법·제도적 개입이 필수적입니다. 사회보험 적용 확대, 비정규직의 전환 경로 강화, 중소기업 근로자의 복리후생 개선 등이 포함됩니다.
- 청년층 특성에 맞춘 정책 설계: 청년들은 경력 공백, 비정규직 경험, 낮은 임금 등의 복합 리스크에 노출돼 있습니다. 따라서 청년특화 고용지원, 장기 구직자 집중 지원, 플랫폼·디지털 노동환경에 맞춘 정책 설계가 중요합니다.
한국이 인구감소·고령화 등 구조적 도전을 안고 있는 만큼, 청년이 안정적이고 의미 있는 일자리에 진입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성장 및 사회통합 차원의 과제입니다. 고용 질을 높이고 경력 누적 가능성을 보장할 때, 청년 세대의 삶도, 우리 사회의 미래도 더 밝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