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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by 티로A 2025. 10. 29.

미-중갈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미국과 중국은 기술패권·무역질서·안보동맹 등 다방면에서 충돌하고 있으며, 이러한 갈등이 한국 경제에 여러 경로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선 하나는 수출시장과 통상정책의 불확실성 증대입니다.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개방경제이며, 미국·중국 모두 주요 무역상대국입니다. 예컨대 한국 무역장관은 “미·중 간 마찰이 한국 기업의 글로벌 기업 활동과 공급망 전략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만든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수출통제를 강화하면서 이 조치가 제3국인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의 대(對)중 수출이 감소했고, 특히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단가 하락 압력이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경로는 공급망 재편 및 투자흐름 변화입니다. 미국이 자국 중심 또는 동맹국 중심의 기술·산업 블록을 강화하면서, 한국 기업도 ‘미국형 공급망’과 ‘중국형 공급망’ 사이에서 선택과 조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중 갈등은 한국에 있어 단순한 무역변수라기보다는 전략적 위치와 산업구조, 기술역량, 글로벌 가치사슬(GVC: Global Value Chain) 안에서의 기능이 바뀌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배터리·AI 산업에서의 한국의 전략적 위치

반도체

한국은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 및 중국 시장의 제약 영향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제3국 효과(third-country effect)’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예컨대 2022년 10월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한 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대중(對中) 수출이 약 32 % 감소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단지 메모리 제조기지로서의 위상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패키징 등 비메모리 분야로의 구조전환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기업은 미국과의 기술협력 및 생산거점 확대를 통해 ‘미국형 기술블록’ 내에서의 역할을 확대 중입니다. 

배터리 및 전기차 공급망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예: LG Energy Solution, SK On 등)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이 미·중 간 공급망 재편에서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 분야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고, 미국이 중국 관련 소재·광물에 대해 제재 및 세제혜택 제한을 도입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중국 의존도의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 정부도 중국 중심 공급망에서 벗어나 미국 및 제3국과의 배터리 소재·생산거점 다변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기술

한국은 반도체·통신장비·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AI 및 데이터센터 구축, 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 AI 반도체 등에서 전략적 위치를 탐색 중입니다. 특히 미국과의 기술협력 가능성, 그리고 중국 주도의 기술생태계에 독자적으로 참여하거나 제3국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디지털 외교’ 차원의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한국은 미·중 간 기술·산업 경쟁의 교차점에서 반도체·배터리·AI 분야 모두에서 전략적 역할을 할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과의 지나친 의존 및 미국 주도의 제재·기술블록화로 인해 리스크도 함께 존재합니다.


‘디리스킹(de-risking)’ 시대에 한국의 대응 방안

미·중 간 공급망 재편과 기술블록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취해야 할 대응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언합니다.

  1. 공급망 다변화 및 ‘China +1’ 전략 강화
    중국 중심이었던 소재·부품·생산거점을 미국·동남아시아·인도 등으로 다변화함으로써 특정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와 기업이 제휴를 확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 및 우호국과의 공급망 연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2. 기술역량 고도화 및 비메모리 전환 가속화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는 메모리 위주의 경쟁구조에서 벗어나, 시스템반도체·AI칩·패키징·첨단공정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진입해야 합니다. 기술독립성과 겹겹이 보호된 기술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디리스킹 대응의 핵심입니다.
  3. 친(親)미·친(親)중 양축 외교·산업전략 병행
    한국은 미국과의 전략기술 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교역 및 협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즉 선택과 집중보다는 균형과 옵션 다양화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는 무역·투자 통로, 기술협력 채널, 제3국 시장 개척을 아우릅니다.
  4. 국내 생태계 보강 및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내 생태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개방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안보·기술보호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기업 차원에서는 공급망 리스크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다중화·재고전략을 포함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여야 합니다.
  5. 신흥시장 및 제3국 진출 확대
    미·중 경쟁의 틈새에서, 한국 기업은 동남아·인도·중남미 등 글로벌 남방 시장으로 진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다변화는 단일시장 리스크 완화와 함께 한국 산업의 외연을 확장하는 수단이 됩니다.
  6. 국제규범 및 기술거버넌스 참여
    AI·데이터·디지털플랫폼 등 신기술 영역에서는 미국·EU·중국 등에서 기술규범이 정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거버넌스 논의에 적극 참여해 ‘규칙 설정자(rule-maker)’로서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기술패권 경쟁에서 수동적 위치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결론

미·중 갈등이 단순히 두 나라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생태계 전반을 재편하는 구조적 변화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 흐름 속에서 반도체·배터리·AI 산업 등 전략산업을 바탕으로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으나, 동시에 디리스킹 시대의 도전도 만만치 않습니다.
공급망 다변화, 기술고도화, 외교·산업전략의 병행, 국내 생태계 강화, 신흥시장 개척, 국제규범 참여 등 복합적 대응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한국은 미·중 경쟁의 충돌지점에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글로벌 ‘제3의 축(third-way)’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