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가 직면한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어떻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느냐입니다. 여기서 인공지능(AI)와 자동화 기술(로봇·스마트팩토리 등)은 단순히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생산성 개선과 일자리 구조 재편을 위한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1) AI·자동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생산성 영향, (2) 제조업/서비스업에서 생산성 지표 변화, (3) 일자리 구조 변화 및 정책적 대응.
1. AI·자동화가 한국 경제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먼저 AI·자동화 기술이 어떻게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는지, 그 메커니즘과 한국 특유의 챌린지를 중심으로 봅니다.
한국은 고령화·저출산으로 인해 노동입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자동화·AI를 통해 ‘제조업·서비스업’ 모두에서 인력 감축이 아니라 인력 재배치 및 생산성 향상으로 대응하려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OECD 보고서는 한국처럼 노동공급이 감소하는 국가에서 AI·자동화 기술이 업무 자동화를 넘어서 ‘노동자 생산성 향상’(예: 보조 AI가 업무시간을 단축하고 남는 시간을 고부가가치 업무로 전환)이라는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제조업 측면에서 보면, 한국 정부 및 기업은 스마트팩토리·AI기반 자동화 설비 투자를 확대 중이며, 예컨대 국내 제조기술 안내문에서는 “제조현장에서 AI·사물인터넷(IoT)·로봇기술의 결합으로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역설(productivity paradox)’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만큼, 실제 거시지표 수준에서는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예컨대 OECD에서는 한국 서비스업 생산성이 제조업 대비 매우 낮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로 인해 AI·자동화가 단기간에 전체 경제 생산성을 극적으로 바꾸기보다는 기반기술 정착 → 노동·업무구조 변화 → 성과 실현이라는 단계적 흐름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2. 제조업/서비스업 생산성 지표 변화
이제 제조업과 서비스업별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산성 지표 변화와 한국의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제조업
한국 제조업은 자동화·AI 설비 도입이 비교적 빠른 편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있고, 정부도 2030년까지 AI가 장착된 스마트팩토리 수천 개 설치 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총요소생산성(TFP) 개선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는 연구가 있는데, 이는 설비투자가 단시간에 성과로 나타나지 않고 인력 재교육, 작업방식 변화, 공급망 혁신 등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Aging, automation, and productivity in Korea’라는 연구에서는 인구고령화가 생산성 저하 요인이며 자동화가 이 저하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비스업
서비스업에서의 생산성 개선은 더 어려운 과제입니다. OECD-기반 자료에 따르면 한국 서비스업 생산성은 제조업 대비 약 45% 수준으로, OECD 국가 평균(약 85% 수준) 보다 훨씬 낮습니다. 이 격차는 한국이 제조업 중심 성장구조를 가져왔고 서비스업의 업무구조·디지털화·업무자동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서비스업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AI를 통한 업무자동화(고객서비스 챗봇, 자동화된 백오피스), 업무재설계, 디지털화가 필수입니다. 실제 기업 현장조사에서도 AI가 문서요약·업무자동화·의사결정보조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요약
즉, 제조업에서는 설비·자동화 기술 투자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서비스업에서는 아직 개선 여지가 크며, 전체 경제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는 두 분야 모두에서 AI·자동화의 내재화가 필요합니다.
3. 일자리 구조 변화와 정책적 대응
AI·자동화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지만 동시에 노동시장에는 구조적 변화와 정책 과제를 남깁니다.
일자리 변화
첫째,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업무는 자동화·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면 창의적이고 고급인지능력이 필요한 업무, 인간 대 인간 접촉이 중요한 서비스업 영역은 성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OECD 보고서는 한국에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일부 직무는 자동화되나 동시에 AI 개발·운영·유지보수 관련 직무는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OECD
둘째, 노동시장 진입·전환 경로가 바뀔 수 있습니다. 예컨대 기존 생산직·사무직 중심의 진입이 AI·자동화 기술 숙련자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는 청년층·중견기업 근로자·비정규직에게는 재교육·재배치 부담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정책적 대응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방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교육·훈련체계 강화: AI·자동화 시대에 맞는 디지털 역량, 문제해결 역량, 협업능력 등을 키우기 위한 평생학습체계, 직업훈련 강화가 필요합니다.
- 노동시장 유연성 및 사회안전망: 자동화로 인한 전환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재취업 지원, 전환훈련, 일자리 이동 장려 등이 강화돼야 합니다.
- 고용형태 다양화·포용성 강화: 자동화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일자리 격차(고숙련 vs 저숙련)·지역격차·기업규모격차 등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이 중요합니다.
- 산업정책과 연계된 자동화 지원: 중소·중견기업도 AI·자동화를 도입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투자인센티브·융자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생산성 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 생산성 제고와 연계된 근로조건 개선: 자동화로 남은 노동자들이 보다 고부가가치 업무로 이동할 수 있도록 근로조건, 직무설계, 조직문화 등이 변화해야 합니다.
시사점
AI·자동화는 단순히 근로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방식으로 노동의 질을 바꾸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책은 기술도입을 촉진하는 동시에 그로 인한 노동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설계돼야 합니다.
결론
한국 경제가 AI·자동화 기반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성장잠재력을 확보하려면 단순히 설비를 바꾸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조업에서는 스마트팩토리·자동화 설비 등이 생산성 제고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으며, 서비스업에서는 업무구조·디지털화·인재전환이 핵심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서비스업 생산성 격차, 노동입구 감소 등의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 구조도 바뀌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재훈련·교육·전환지원·포용적 고용) 없이는 기술진보는 사회적 갈등·격차 확대를 낳을 수 있습니다.
결국 AI·자동화는 단지 기술이 아니라 노동시장·산업구조·국가 경쟁력 모두를 바꾸는 통합적 과제입니다. 한국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인간+기계가 함께 일하고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면, 저성장·고령화 시대에도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